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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이야기
[펌] 전기차로 가자
작성자 : 우연과필연 작성일 : 2013.08.22 14:34 조회 : 5744


아래링크에서 퍼왔습니다.


2009년에 작성된 글이니 4년전에 예측한 내용인데 작성자님의 미래예측이 뛰어나서 우리 장동단지에 근무하시는 분들도 보시라고 퍼왔습니다.


파리의 전기차 MINI


지난 주말, 개선문 부근의 좁은 골목길을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는데뒤쪽에서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소리가 이상하다뒤를 돌아보니 차는 성냥갑처럼 귀엽게 생긴 BMW MINI  쿠페 모델이다그런데 으르렁거리는 낮은 엔진의 폭발음 대신  검정 자동차는 마치 고양이새끼 울음소리처럼 니야앙~하는 울음소리가 조용하게 들릴 뿐이다휘발유에 불을 붙이는 엔진 소리가 아니라 이건 모터 돌아가는 소리다이건 석유가 아니라 전기로 가는 차다. 

[출처] 전기자동차로 가자|작성자 indizio




전기 승용차가 거리를 달리는 것은 처음 보았다. 이 MINI E (Electric의 약자)를 만드는 BMW는 이 차를 2010년부터 대량생산, 판매 하기로 했다. 그리고 상황을 보아가며 중대형차들도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차례로 런칭할 계획이라 한다. BMW 뿐 아니라 크라이슬러, 토요타, GM, 혼다, 시트로엥 같은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전기차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하나 둘씩 전기차 시판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가휘발유차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하면 철없는 이상주의자혹은 개념없는 환경주의자로 오해받기 쉽다. 특히 자동차의 왕국이라고   있는 미국에서는  그렇다이번  Newsweek 지에는 석유를 더 많이 뽑아내자라는 낯뜨거운 칼럼이 당당하게 실렸다풍력이나 태양광발전 같은 대체에너지는 결코 석유를 대체할  없으며 전기자동차는 최소한 수십년은 지나야 대중화될 것이니 석유 공급을 더 늘려야 할 것이며 지구는 아직도 석유를 많이 가지고 있다라는, 보기에 딱한 내용이었다오바마 등장 이후 입지가 좁아진 미국 보수파의 불안한 심경을 대변하는 칼럼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들과 같은 전기차 회의론자들은 지적한다. 미래에는 전기자동차라는 말이 나온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 미래는 오지 않고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기대주로만 남아있지 않느냐고. 배터리 성능과 충전소 부족 같은 여러가지 현실적, 고질적 문제점 극복하지 못하는  언제까지나 하나의 희망적 대안으로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저 MINI Electric 모델도 가득 충전했을 때 300km밖에는 달리지 못한다고 한다. 석유로 가는 차들에 한참 못미치는 실력이다. 정말 전기차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까?



전기차의 역사


전기차는 최근에 나온 대안 상품이 아니다. 놀랍게도 휘발유나 디젤차보다도 먼저 발명된 것이 전기차였다. 칼 벤츠가 디젤엔진으로 가는 차를 발명한 1885년이 되기 훨씬 이전인 1860년대부터 많은 업체들이 전기차를 판매했다. 구조적으로 보면 전기차가 석유차보다 훨씬 간단하기 때문이다. 석유차의 엔진은 단단하게 조여진 실린더 안에서 석유를 일초에 수십번씩 폭발을 일으켜야 하는 복잡하고 위험한 시스템이다. 반면 전기차는 배터리에 모터만 연결해주면 된다. 진동이나 매연도 없다. 그래서 마차에 말 대신 전기모터를 달아서 가는 방식의 간단한 전기차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그 당시에는 어차피 도로의 상태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나 강한 출력도 필요하지 않아서, 시속 30km 정도까지 낼 수 있는 전기 마차면 충분했다.


20세기 초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잠시나마 전기차들이 석유차들보다 더 많이 팔리기도 했고, 그래서 증기차와 석유차와의 경쟁에서 전기차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뉴욕에서는 전기로 가는 택시들이 운행되었고, 런던에서는 전기로 가는 시내버스들이 운행되었다. 특히 London Electrobus Company 라는 회사에서 1906년부터 운행한 시내버스는 인기가 좋았고, 사람들은 석유 버스와의 경쟁에서 공해도 없고 소음도 없는 전기 버스가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버스 20대를 돌리고 50대를 더 주문할 정도로 급성장하던 이 회사는, 그러나 독일에서 온 금융 사기꾼의 농간에 말려 1909년에 파산해버렸다.  일로 인해서 이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던 디젤엔진으로 가는 버스가 런던 버스시스템의 표준이 되었고, 런던의 뒤를 따라 세계 시내 버스의 표준은 석유 (디젤 혹은 가솔린) 엔진이 되어버렸다


 

London Electrobus (1906): 주행거리 60km. 배터리 교체시간 3분.


뭐든지 한번 표준으로 굳어지면 그걸 되돌리거나 다른 시스템으로 바꾸기는 힘들다우리가 쓰는 qwerty 영문 키보드는 타자기가 쓰이던 시절에 잉크 리본이 꼬이지 않도록 자주 쓰는 키를 듬성듬성 배치해 놓은것으로 컴퓨터 시대에 쓰기에는 비효율적이지, 이미 표준으로 자리잡아버렸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방식을 쓰고 있다한글 자판 역시 많은 선구자들이 비효율적인 2벌식 자판을 3벌식으로 바꾸기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전기차가 걸어온 길도 비슷하다전기차  자체의 성능이 휘발유차보다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한번 휘발유로 굳어진 시스템을 전기차 시스템으로 바꾸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만일 그 독일인이 London Electrobus 사를 상대로 사기만 치지 않았어도, 그래서 그 후 100년간 전기차의 기술 발전이 꾸준히 이루어졌더라면 현대의 도시는 지금보다 훨씬 깨끗해졌을 것이라는 것이 Economist 지의 평가이다. 누구나 전기차가 깨끗하다는 걸 알지만 선뜻 나서는 자동차 회사가 없었다.



위기가 기회


20세기 말에 이르러 인류는  이상 기술의 발전이나 산업의 발전이 없어도 정치적 안정만 된다면 국민들이 굶지 않고 살 수 있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서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동안 잊고 있었던 깨끗한 환경자연무소음무공해 같은 가치가 다시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상황이 석유차에게 불리한 쪽으로전기차에게 유리한 쪽으로 급변했다.  발단은 휘발유 값의 급격한 상승이다제작년부터 배럴당 30-50$정도에 머물던 유가가 150$까지 급등하면서 자동차사용자들이 기름값에 버거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이러한 유가 상승의 원인은 석유생산량이  줄어들기시작하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른바 피크 오일 peak oil 설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면서부터이다.  땅속에 얼마나  많은 석유가 묻혀있는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지만확실한 것은중동의 모래 사막 아래 있는  같은 파내기 쉬운 석유는 이미 거의  파냈고남은 것은 땅속 아주 깊이있거나모래와 섞여있거나빙하 밑에 숨어있는  파내는데 엄청난 비용이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까지  값에 석유를   있었던 것은 석유를 얻기 쉬웠기 때문인데이제 석유를 파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사람들은 생각했고 그제야 비로소 100 만에 다시 전기차에 심각한 가능성을 두기 시작했다.


여러 기관에서 예상하는 세계 석유 생산량. 

대체로 2010년대 초반에 최고점에 다다르고 이후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역시 석유 비관론에    것은 물론이다휘발유차는 석유를 태워서 힘을 얻는것이고  배기가스 중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온난화가스가 숨어있다하루에도 수백만 톤의 석유를전세계에 달리는 자동차들이 태우고 있으니 거기에서 나오는 온난화가스의  (그리고 암이나 호흡기피부 질병을 유발하는 물질들) 엄청나다. 유럽 선진국의 정부에서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자동차 공해가 국민들의 건강에, 그리고 나아가 국가의 의료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돈을 좀 들여서라도 전기차를 보급하는 것이 겉으로는 손해나는 일 같지만 실제로는 의료보험으로 커버되는 진료비를 낮춰서 국가재정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경제학 용어로는 숫자에 잡히지 않는 외부효과 (externality)를 의료비를 이용해 숫자화, 내부화 (internalization)했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전기차 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세계적 불황이다작년 9 투자은행 리만브라더스의 파산과 함께 오래된 종기 고름 터지듯 폭발해버린 미국의 금융위기가 곧이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대부분의 나라들이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를 살려보자는 재정정책을 사용하기시작했다이러한 확대 재정의 일부로 많은 정부가 전기차 같은 녹색정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지출을 늘린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아무곳에나 돈을 낭비해서는 장기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이 온다. 그러니 돈을 쓰려면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에 써야하는데, 바로 전기차 산업이 그런 곳이다.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석유가 모자라는 때는 분명히 올 것이며 그러한 미래에는 전기차가 대세가  것이 분명하니기왕 지금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어야 하는 마당에기왕이면 전기차나 대체에너지 같은 녹색산업에 미리 투자해두면 앞으로 수십 ,혹은   이상 먹고살거리를 만들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20세기초, 포드가 이끈 석유차 혁명이 미국을 향후 백년 동안 강대국으로 만드는데 큰 몫을 한 것처럼.


이런 발상에서, 금융위기로 큰 피해를 본 영국에서는 고든 브라운 총리가 경기 활성화 및 전기차 산업 부흥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제안했다전기차를 사는 사람에게 무려 5000파운드 (천만원) 지원해 주겠다는 안이다. 링크 (http://news.bbc.co.uk/1/hi/business/8001254.stm)


전기차는 대량생산되는 석유차보다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천만원 지원 받으면 전기차를 사는 것이나 휘발유차를 사는 것이나 가격 차이가 별로 없게 된다거기다가 일단 구입 후에는 연료비를 대폭 아낄  있으니 소비자로서는 전기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또 환경문제에 민감한 영국인들에게 전기차는 남들에게 자랑하기도 좋은 아이템이고, 정부로서도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영국에서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영국 자동차 산업이 다시 활기를 얻을 것이다영국의 제조업이 죽었다고들 하지만  나라는 원래 산업혁명의 종주국으로 기계를 만들고 사용하는데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자동차생산은 줄었지만영국은 여전히 전세계 항공기와 선박엔진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동력장치의 제조에서 세계를 이끄는 나라이다게다가 법 제도가 튼튼하고 창업을 지원해주는 금융시스템도 갖춰져있는데다가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도 쉽기 때문에, 일단 전기차 산업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 영국이 제2 산업혁명을 이끌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일단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충전소의 수는 저절로 늘어나게  것으로 예상된다.전기차 충전소는 휘발유 주유소처럼 만들기 복잡하지가 않다. 석유를 저장하는게 아니라 전기 선만 연결되어있으면 되므로, 따로 충전소를 만들지 않아도 일반 주차장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음식점 주차장이나 일반 빌딩에서도 방문자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충전해 줄수도 있다. (그래봐야 전기값 천원 이천원이니까) 이렇게 수요만 있으면, 굳이 정부에서 시키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충전기기를 설치할 것이다. 



배터리 혁명


남은 문제는 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성능이다. 한번 주유로 길게는 500km 이상을 달릴  있는 석유차에비해 전기차는 현재 100-200km 주행거리가 짧다거리도 거리이지만 충전하는데 짧게는 수십분에서 길게는 열시간까지 걸린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업계에서 생각해낸 방법은 배터리 교체.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배터리 갈아 끼우듯이전기차 배터리가  닳으면 미리 충전해놓았던 배터리로 갈아끼운다는 발상이다.다만 배터리가 무거우니까 차에 싣고 다니기보다는 가정이나 거리의 충전소에서  작업을 해준다


100  런던을 달렸던 전기 버스들이 바로 이런 식으로 운영되었다이 차들은 종점에 도착하면 카센터에 있는 것 같은 가운데가 뚫려있는 램프 위로 올라간다. 그럼 그 밑으로 새 배터리를 실은 트롤리를 밀고 들어가서 다 닳은 배터리와 갈아끼운다. 이런 방법으로 무게 1.5톤의 거대한 배터리를 교체하는데 불과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경유를 주유하는 시간보다도 빠르다. 이게 1906년의 일이다. 지금은 더 잘,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운행거리가 일정치 않은 자가용 승용차나 장거리를 고속으로 달려야 하는 고속버스에 비해 시내버스는 전기차들이 진출하기에 좋은 시장이다시내버스의 운행거리는 보통  번에 50km 이내이니 배터리 하나로충분히 왕복할  있다운행을 마치고 차고지로 돌아오면 다른 배터리로 갈아끼우고 다시 나가면 된다.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유지보수도 간단하다더군다나 도시의 매연이나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일  있다서울 시내를 달리는 버스들이 시꺼먼 매연을 뿜어대기를 그치고 시끄러운 엔진소음도 없어진다는 상상만 해도 속이  시원해진다.


London Electrobus Company의 파산 이후, 이 배터리 스와핑” 시스템을 100년만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곳은 이스라엘이다이스라엘에서  MBA 친구 로이는 그게 다 이유가 있단다.


우리 나라는 석유를 다른 중동나라로부터 수입을 해서 쓴다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대부분의 이슬람국가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우리에겐 환경오염이나 경제의 문제가 아닌 죽고 사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전폭적으로 전기차 산업을 밀어주고 있다.”


 

Better Place 의 광고. Renault의 Megane 모델을 사용. 주행거리 190km.


The Economist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회사는 Better Place 라는 곳으로독일의 거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 최고기술자 (CTO) 역임한아랍인 샤이 아가시 (Shai Agassi)  창업한 곳이다 업체는 내년까지 이스라엘에 무려 10 곳의 충전소 차릴 계획이다.  이스라엘  뿐이 아니다 업체는 덴마크캐나다호주그리고 미국의 하와이,캘리포니아주와 협력하여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아가시는 또한 40초만에 배터리를 갈아 끼워주는무인 자동시스템의 개발도 끝났다고 한다


이 회사의 사업모델은 휴대폰과 비슷하다. 사람들이 휴대폰을 살 때 기계값을 다 주고 사지 않고 이동통신 회사로부터 보조금을 받듯이, Better Place 역시 사람들에게 회원 가입을 받은 후 보조금을 주던가 아니면 아예 렌트카처럼 대여해주는 형식으로 운영할 것이라 한다. 이렇게 되면 니 배터리 내 배터리 따지느라 다툴 필요도 없고 또 소비자들은 정비나 수리에 대한 부담이 없어 좋다. BMW MINI도 그렇고 많은 전기차 업체들이 장기대여 형식을 취하는 이유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고 수리와 정비의 편의 때문이기도 하다. 



Kang Byoungwoo


Better Place 가 배터리를 갈아끼워주는 방식을 택했다면, 아예 정공법으로 배터리의 성능을 늘이려는 시도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 10년동안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은 급속하게 발전했다. 보통 시속 100km에 100km 주행은 기본이고, 미국의 테슬라 사에서 만든 차는 400km를 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3.9초밖에 걸리지 않는 폭발적인 힘을 자랑한다.또, 요새 나온 차들은 네모난 배터리를 싣고 다니는게 아니라 차체 곳곳에 배터리를 분산시켜놓는 방법으로 무게균형을 잡기도 한다.


배터리 충전 시간에 대한 걱정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보다 혁명적인 발명도 몇 년 안에 나올 수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MIT 대학의 연구진들이 엄청 빠르게 충전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기본 연구를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발표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휴대폰 배터리는 10초, 전기차 배터리는 3-4분이면 완전 충전된다고 한다. 꿈이 아니다.


원리는 간단하다. 지금 쓰는 리튬이온 건전지는 전기를 띈 리튬이온들이 양극과 음극사이를 오가면서 충전이 되고 또 방전이 되었는데, 이놈들이 왔다갔다 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그렇게 충전이 오래 걸렸다. MIT연구진들은 이 이온들이 병목현상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특수 코팅을 통해 일종의 우회로를 만들어주어서 이온들의 이동속도를 높였다. 그 결과 충전과 방전 속도가 급속하게 높아졌다.


이 기술은 전기차의 충전도 빠르게 해 줄 뿐 아니라 방전, 그러니까 에너지의 방출도 더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차의 출력도 지금보다 높여준다. 전기차의 단점 중 하나가 석유차보다 힘이 약하다는 것인데, 이번에 나온 기술로 에너지를 빨리 뽑아낼 수 있게 된다면 배터리로 전기 승용차 뿐 아니라 무거운 트럭이나 심지어 헬리콥터, 비행기 등도 돌리지 말란 법이 없다. 말그대로 혁명적이다. 매연 제로 소음 제로 세상이 온다.


초고속 충전/방전 배터리가 보급되면 우리 일상이 어떻게 변할지, 내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그려보기 힘들다. 우선 전기차의 사용이 간단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집이나 주유소(충전소)까지 갈 것도 없이, 가다가 전기가 떨어지면 그냥 길거리 곳곳이나 주차장에 공중전화 박스 같은 작은 충전기를 만들어놓고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아먹듯이 오백원짜리 하나 넣으면 3분동안 플러그에서 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노트북 컴퓨터 역시 파워케이블이 필요없게 될 것이다. 쓰다가 전기가 다 떨어져 갈 때 쯤이면 잠깐 가까운 전기 소켓에 가져가서 한 20초 정도 꼽아주면 완전 충전이 된다. 어렇게 인류는 에너지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게 되지 않을까?


이 놀라운 연구는 한국인 강병우 씨가 (지도교수와 함께) 해냈다. 그분의 예상대로 2-3년 안에 실제 제품으로 이어진다면 이건 노벨상감일 뿐 아니라 인류의 영웅으로 추앙받아도 될 것 같다. 실제 몇군데 자동차 회사와 계약도 맺었다고 한다. 


배터리에 관심이 있는 분이던 없는 분이던 이 링크는 꼭 한번 봐주셨으면 좋겠다.http://www.bostonkap.com/detail.php?number=6531&thread=22r14r03   나중에 이분이 노벨상 탔을 때 "나 이 사람 알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 후진국 한국


미국에 있는 강병우씨 말고도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에 관해서 선진국이다. 지난 2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말했다. 


"New plug-in hybrids roll off our assembly lines, but they will run on batteries made in Korea.”


플러그 꽂아서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차들이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그 배터리는 한국산이라는 이야기이다. GM에서 만드는 전기차 Volt가 한국의 LG화학의 배터리를 쓰기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한 연설이다. 그러니까 오바마는 왜 미국이 배터리는 만들지 못하느냐고 이러니까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력이 없는 것이라고 꾸짖은 것이다. 그런데 이건 미국 대통령의 시각이고, 한국 대통령이면 왜 한국은 배터리도 만들고 자동차도 만드는데 왜 전기차는 만들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해 봐야 한다. 


왜 안만드냐고? 바로 정부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도 전기차가 없는 것은 아니다. CT&T라는 업체는 현대차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회사인데 전동골프카트 부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일찌감치 2006년부터 전기승용차 수출을 해왔다. 어려울 것이 없다. 골프 카트보다 좀 더 크고, 빠르고, 오래가면 그게 자동차 아닌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점 키워나가면 된다. 얼마전엔 미국에 주차단속 경찰 용으로 4천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단다. 또, 레오모터스라는 회사 역시 기존 차를 개조하는 방식으로 전기차를 만드는데 필리핀에  전기 택시를 5500대나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제반 조건도 좋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뿐 아니라 다른 자동차 부품들도 국내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고, 매년 대학과 연구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연구인력 역시 세계 최고수준이다. 또 시장 역시 국토가 좁고 석유값이 비싸서 전기자동차가 잘 팔릴 만 하다. CT&T나 레오모터스 같은 전기차 업체들이 급성장할 만한 조건은 다 갖춘 셈이다.


 


CT&T e-Zone: 최고시속 60km. 주행거리 120km. 예상 가격 1300만원

출퇴근 용으로 딱 좋을 것 같다. 다 좋은데 이름은 구리다.


그런데, 이토록 기특한 한국의 전기차 회사들은 정작 국내에서는 판매를 못하고 있다. 전기차는 자동차로 인정을 안해줘서 도로에 못나오게 만드는 도로교통법 때문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오토바이나 경운기, 심지어 조랑말마차나 소달구지를 끌고 나와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유독 전기자동차만 안된다는 것이다. 왜? 왜? 왜??  이에 대한 정부 공무원들의 대답은 이렇다.


국토해양부 주현종 자동차정책과장은 “시속 80㎞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완성차의 안전기준을 만족하는 전기차는 현 법규상 도로를 주행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이 같은 전기차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소 도시 도로처럼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저속 전기차의 도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도로 사정이 다른 우리가 이를 벤치마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우리나라에서 시속 80km 이상을 내는 전기차는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서 추진하고 있고, 그보다 속도가 안나는 저속 전기차는 중소기업에서 개발하고 있다. 담당 과장의 말은 한마디로 현대차는 지원해주고 중소기업은 판매도 안된다는 얘기다. 논리도 이상하다. 미국의 중소도시처럼 차들이 쌩쌩달리는 곳보다는 서울처럼 비좁고 교통체증이 심한 곳이 오히려 저속 전기차가 필요한 곳 아닌가? 시속 8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는 규정도 우습다. 서울시내에서 시속 80km를 낼 수 있는 도로는 올림픽 대로, 강변북로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 뿐이고 시내 일반 도로에서는 속도위반이다. 


안전도 그렇다. 전기차가 석유차의 안전기준을 만족해야 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그렇다면 오토바이와 자전거와 소달구지와 조랑말마차는 어떻게 도로통행이 허용되는가. 또, 온갖 무쇠 범퍼를 달고 살인무기 탱크처럼 거리를 질주하면서 보행자를 위협하는 SUV들은 안전하니까 괜찮고, 가볍고 폭발위험도 적고 보행자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전기차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나라 국토해양부의 상황 인식인가보다.


기사 밑에 달린 하나의 댓글이 눈에 띈다.


국토부 과장은 멀 모르네요. CT&T 가 개발하면 불법이고요,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하면 합법이에요. - brightse

이 네티즌이 쏘아붙이셨듯이,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련 법률은 국내 대기업, 특히 현대차를 위한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좋게 말하면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비관세 장벽을 쳐 준 것인데, 이러한 정부의 특정 기업에 대한 애정이 지나쳐서 중소기업들의 앞길도 막고 또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 역시 막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에서 제네시스를 런칭하면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해주는 크루즈 컨트롤 기술, 커브길에서 자동으로 휘어지는 전조등 기술을 들고나와 마치 대단한 신기술인 것처럼 광고했다. 그런데 사실 이런 기술들은 해외 업체들은 옛날 옛적부터 다 쓰고 있었다. 다만 한국의 도로교통법이 "조명등은 차량의 정면을 비추어야 한다"라는 식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판매를 못해왔다. 국토해양부에서는 "안전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된다"라고 버티던 이 규정을 현대 제네시스 출시에 맞추어 고쳐주었음은 물론이다. 친절하시기도 하지.

현대차 같은 기존 대형 완성차 업체를 탓할 수 만은 없다. 석유차 업체는 그들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다. 현대, 기아, 대우로 보면 그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독과점적 지위를 전기차들에게 내주기 싫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자신들의 이익은 석유차에서 나오는데 전기차에게 시방을 개방해 줄만한 이유가 현대에게는 없다. 그러니, 법제도 역시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로비를 하는 것도 도덕적으로는 모르지만 법적으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문제는 그들에게 휘둘리는 정부다. 대기업 입맛에 맞게 법조항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하는 공무원들이 있는 한 우리나라에서 세계 1위 산업의 탄생은 있을 수 없다. 석유차를 추구하는 현대가 있고 전기차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소기업들이 있을 때 그들이 자유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어야 할텐데, 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브라운 총리가 전기자동차 한 대당 천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하고 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자고 독려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는 "안전하지 못해서" 전기차의 판매를 막고 있다. 현대가라는 인연 때문일까? 아쉽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현대도 다른 중소기업들도 차세대 전기차 경쟁에서 혼다, 시트로엥, 닛산, 테슬라 같은 업체들에게 출발부터 밀릴 것이다. 이처럼 늦게 법이 바뀌게 된 것은 그동안 현대차가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차를 차세대 기종으로 밀어온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상황 파악을 잘못한 것이다.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를 이용하는 차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연비가 좀 좋은 석유차에 불과하다. 토요타가 파니까 우리도 해보자는 식으로 나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하이브리드는 현대가 본격적으로 팔기 이전에 아마도 전기차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마당에 자동차 업계 세계 톱3에 들겠다는 현대의 꿈도 이대로라면 전기차 시대가 오면 영영 불가능해 보인다. 만일 정부가 전기차에게 공평한 기회를 준다면, 그래서 작은 업체들이 매출을 올리고 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다면, 그들이 성장해서 next GM 이 되거나 next Toyota가 되거나 next Hyundai 가 되지말라는 법이 없다. 혹은, 현대나 기아같은 기존 업체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제일의 전기차 업체로 좀 더 쉽게 나아갈 수도 있다. 어느쪽이 되었든간에 지금 그들을 옭매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부터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폐쇄정책은 국내산업 보호가 아니라 대기업보호에 불과하며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뿐이다휘발유차의 강자인 현대차가 전기차에서도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생각해보면 현대차도 기아차도  시작은 국제기준으로는 중소기업 작업장 수준 아니었던가 전기차 시대에는 전기차시대만의 새로운 강자가 출현할  있도록 해줘야 하며설령 전기차 전문업체들이 현대기아차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하더라도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는  만으로도  효과를   있다그것이  바로 자본주의이고 보이지않는 이며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후보시절부터 주장해온 탈규제의 정신일 것이다. 


정부는 경쟁력 약화로 몰락해버린 미국 자동차 산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GM과 크라이슬러가 무너진 것은 일본차 때문이 아니다. 작고 날렵하고 경제적인 일본차에 대항하도록 경쟁력을 키우도록 독려하지 못하고, 떨어져가는 승용차 부분의 수익을 SUV와 픽업트럭 등저효율, 반환경 제품에서 수익을 만회하도록 유도한 잘못된 정부 정책 때문에 결국 미국 빅3 업체는 온실속의 화초처럼 지내왔던 것이다. 높은 관세와 온갖 규제장치들로 현대차와 기아차를 보호해 온 한국 정부 때문에 그들 대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급격하게 바뀌어 갈 때 그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현재의 GM처럼 몰락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버핏과 박근혜


Tesla Roadster: 최고시속 201km, 주행거리 356km. 충전시간 3시간30분. 가격 $125,000.


얼마전 국내 뉴스를 보니 박근혜 의원이 미국 서부를 방문하면서 제일 먼저 들린 곳이 캘리포니아의 전기자동차 지도업체인 테슬라 모터스였다고 한다. 정치인으로서 그에 대한 호오의 감정은 사람마다 차이가있겠으나, 이번 미국방문 중 그가 처음 찾은 곳이 구글처럼 이미  알려진 기업이 아닌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한낱 벤처업체였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는 현 정부와 인터넷 실명제를 놓고 싸우고 있는 구글도 방문했다) 본인이 전자공학과 출신인 그는 이런 말을 했단다.


박 전 대표는 “승차감이 다른 차와 똑같다. 조용하고, 배터리로 가는 차라는 걸 몰랐으면 전혀 다른 걸 몰랐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런 거 만들면 좋겠는데...”라고 부러움을 표시했다. - 데일리안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중소기업이 개발하면 불완전하고 위험한 기술이고 대기업이 개발하면 신기술이요 첨단기술이 되도록 하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기차관련 규정이었다. 그리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부품공장 정도로만 여길 뿐, 중소기업에서 자동차나 TV같은 완제품을 판매하려 하면 "주제를 알라"는 식으로 나오기 십상이다. 


다행히 빠르면 하반기부터 저속 전기차도 국내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법안(유승민 의원)이 제출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굼뜬 공무원들이 CT&T와 다른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동안, 다른 나라의 전기차 업체들은 이미 저멀리 앞서가고 있다. 



BYD e6: 최고시속 160km, 주행거리 300km. 

가까운 중국의 사례를 보면 열통이 터진다. BYD라는 회사가 있다. 1995년에 불과 자본금 30만 달러를 가지고 휴대폰 배터리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작은 업체다. 그런데 이 업체가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전기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전기차의 시장 전망도 보이지 않았던 2003년에 과감하게 BYD Auto를 설립했다. 


그러더니 이들은 작년에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가 워렌 버핏으로부터 무려 2억3천만 달러, 그러니까 약 3천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버핏은 대신 10%의 회사 지분을 가져갔다. 그러니까 버핏은 이 벤처 회사의 가치를 무려 3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자신이 투자한 회사를 적극적으로 광고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아예 이 회사의 전기차 E6을 매년 열리는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헤더웨이의 투자설명회장에 전시해 놓았다. 


BYD는 아예 회사 이름도 Build Your Dreams라고 갖다붙였다. 그 슬로건처럼 야망도 대단하다.


BYD가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에 대해 왕촨푸 회장은 “가솔린 차 분야에서는 신생기업이 GM 등 100년 역사를 지닌 업체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이제 시작인 전기차 시장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출발선 상에 서 있다”고 자신했다. 왕 회장의 목표는 오는 2025년께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등극하는 것이다.  - 전자신문

부럽다. 중국보다 자동차도 잘만들고 배터리도 잘만들고 시장 상황도 좋았던 한국에는 왜 이런 야심찬 전기차 업체가 나오지 못했을까. 뒤늦은 후회이지만, 대기업의 입맛에 길들여진 정부와 공무원들, 그리고 정치인 탓을 안할 수 없다.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과 다른 자동차 관련 규제를 휘발유차가 아니라 전기차에 맞도록 바꾸어주어 국내 수요를 유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하고 활력있는 경쟁을 유도한다면 늦게라도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21세기 자동차 왕국은 미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이 되지 말란 법이 있는가? 정부가 공정 경쟁이라는 멍석만 잘 깔아주면 되는데, 아직도 우리 정부는 경제는 정부가 이끌어가야 한다는 관치주의 사고에 젖어있다. 툭 하면 정부 부처에서 발표하는 "20xx년까지 xx산업 3대 강국 진입한다" 이런 식의 목표 설정을 하는 걸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정녕 정부가 전기차 산업을 도와주고 싶으면 저런 식으로 남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구호성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춰 무리하게 관련 기업들을 push하고 연구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는, 전기차 수요가 저절로 늘어나도록 시장을 조성해 주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깨끗할 것이다. 어떤 산업이던지 간에 업체에게 지원금을 준다 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해서 얼만큼씩 돈을 줄 것이며 또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렇게 지원금이 나갈 경우 실제로 바르게 쓰이는 부분은 전체 비용의 25%도 안된다는 연구도 있다. 또 한 산업에 대한 지원금은 타 산업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정부 정책은 공급자 측면에서 push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 측면에서 pull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업체들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해주어야 한다. 판매 허용은 물론이고, 세금 할인이라던가 혼잡통행료 면제, 공영주차료 할인 등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5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전국의 택시와 시내버스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어간다는 목표를 설정해 볼 만 하다. 이렇게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따로 보조금을 지급받지 않아도  전기차업체들로는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게 되어 투자를 받기도 쉽고 대량 생산으로 차의 단가를 내릴 수 있다. 

Tipping point 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었다. 우리는 석유차가 내뿜는 공해와 소음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어서 그것이 얼마나 불쾌한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를 사야할 필요성도 잘 느끼지 못한다. 나 하나 조용한 전기차 사봐야 다른 사람들 모두가 시끄러운 석유차를 타고 다닌다면 내가 느끼는 소음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마을이나 도시에 사는 사람 대다수가 전기차로 바꿔탄다면, 그래서 거리가 보다 조용해지고 깨끗해지고 또 안전해진다면, 그 곳에서는 사람들이 더이상 시끄러운 석유차를 사기 힘들게 될 것이다. 전기차의 사용자 수는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증가하겠지만 그 수가 어떤 선을 넘어가는 순간 그 이후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전기차만을 사게 되는 tipping point가 분명히 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모두의 예상보다 더 빨리 올 것이다. 

올 초 배럴당 $30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최근 $60을 넘어갔다는 소식이 있었다. 초고유가 시대를 대비하는 한국의 옵션은 두가지다. 석유를 지금의 열배 백배만큼 사재기해서 비축해놓던가, 아니면 전기차와 전기산업의 규제를 풀어주던가. 

나라면 두번째 방법을 택하겠다. 
지금 시작 안하면 다른 나라들에게 다 빼앗긴다. 영국, 미국, 중국, 일본, 지금 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다.

[출처] 전기자동차로 가자|작성자 indiz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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